1. 미얀마, 바간 (2) 2016.06.01
  2. 신영복 선생님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읽으며 (2) 2016.05.27
  3. 봄, 바람 (4) 2016.05.25
  4. 이승환 - 10억 광년의 신호 2016.05.15
  5. 봄날의 밤 (4) 2016.04.25


이름도 잊어버린 어느 가파른 사원에 올라 주변을 둘러보니 

천년 전의 마음과 지금의 마음이 다르지 아니하더라

올해 초 별 생각없이 서점에 들러 책을 고르다가 예전 신영복 선생님의 마지막 강의라는 부제를 담고 있는 "담론"이 눈에 들어왔다. 예전 "강의"를 제법 재미있게 읽은터라 자연스레 책을 사게 되었다. 그리고 습관처럼 핸드폰으로 뉴스거리를 보던 중 신영복 선생께서 타계하셨다는 소식이 올라왔다. 아직도 가르침을 받아야할 많은 학생들을 뒤로 하고 일찍 유명을 다하신 것은 어찌보면 오랜시간 옥중고초를 겪으셨기에 그 그릇이 알게 모르게 많이 상하셨기 때문일 것이다. 


"담론"을 다 읽고나서는 자연스레 신영복 선생님에 대하여 잊어가고 있을 무렵, 중국 출장을 가게 되었다. 한국 국적기의 경우 법이 바뀌어 이착륙에 상관없이 비행기모드의 핸드폰을 사용할 수 있지만 마침 이번길에는 기내에서 핸드폰 사용이 여전히 법적으로 금지된 중국 국적사의 비행기였기에 무료한 시간을 보내고자 공항 내에 있는 서점에 들렀다. 서점에 들러 책을 둘러보던 중 신영복 선생님의 옥중서간인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이 눈에 들어왔다. 출간순으로 보자면 이 책이 가장 일찍 나왔겠으나 내 손에 들어온 것은 가장 마지막이었다. 


이전의 두 책이 동양고전에 대한 강의였다면 이 책은 그의 일기이자 세월이었다. 젊은 시절부터 20여년의 긴 옥살이동안 쓰여진 그의 글 속에서는 그의 고뇌와 가족에 대한 걱정과 스스로에 대한 채찍질이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었다. 그 글쓰기의 흡입력 또한 대단했으나 한글자도 놓치기 싫어 천천히 그 내용을 되새김질하면서 읽어나갔다. 


예전과는 달리 글읽기에 무척이나 게을러져 출장을 다녀오고 제법 시간이 지난 지금에서도 다 보지는 못하였으나, 글을 조금씩 읽어나갈때마다, 페이지를 넘길때마다, 그의 세월을 같이 살아감에 따라 보여지는 선생님의 글쓰기가 눈에 들어왔다. 단단하면서도 모나지 않되, 유하면서도 휘지 않은 자신만의 작풍에서 지나간 세월속에서 어떤 생각을 하면서 그 힘든 시간을 이겨왔을지 아주 조금이나마 이해가 될 것도 같았다. 



#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중 (236~237p) 

"복잡한 표현과 관념적 사고를 내심 즐기며, 그것이 상위의 것이라 여기던 오만의 시절이 있었는가 하면, 조야한 비어를 배우고 주워섬김으로써 마치 군중관점을 얻은 듯, 자신의 관념성을 개조한 듯 착각하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양쪽을 절충하여 '중간은 정당하다'는 논리 속에 한동안 안주하다가 중간의 '가공의 자리' 이며 방관이며, 기회주의이며, 다른 형태의 방황임을 소스라쳐 깨닫고 허둥지둥 그 자리를 떠나던 기억도 없지 않습니다. 


물론 어느 개인이 자기의 언어를 얻고, 자기의 작풍을 이루기 위해서는 오랜 방황과 표류의 역정을 겪지 않을 수 없는 것이라 하더라도, 방황 그 자체가 이것을 성취시켜 주는 것은 아니며, 방황의 길이가 성취의 높이로 나타나는 것도 아닙니다. 최종적으로는 어딘가의 '땅'에 자신을 세우고 뿌리내림으로써 비로소 이룩되는 것이라 믿습니다." 

 


문득 나의 생활의 밀도가 매우 희박함이 부끄러웠다. 




<5월의 봄날, 바람의 소리>


봄날의 바람 속에는 무수히 많은 것들이 담겨 있다. 


#1

이승환의 오랜만의 신곡. 여전한 그. 


#2

지금에서야 학창시절의 나를 돌아보면 고등학교 시절 씨디피에서 항상 돌아가던 이승환의 발라드 베스트 앨범은 그 당시의 내 감수성을 절반 정도를 담당하지 않았나 싶다.  


#3

단 하나의 진심을 담아 누군가에게 보냈던 송신자의 그 신호는 받는 사람이 해석하는 방식에 따라 만개의 마음과 구천구백아흔아홉개의 오해가 생겨난다. 그 진심이라는 신호가 상대방에게 전해지기는데에 10억 광년의 시간은 어찌보면 매우 짧은 찰나의 시간일지도 모르겠다. 





조용한 흔들림 속에 봄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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