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016년 12월초, 교토의 길거리 2 2016.12.20
  2. 목민심서, 파도 2 2016.11.29
  3. 바다와 숲 3 2016.11.08
  4. 16.10.23 제주도 외돌개 4 2016.10.27
  5. 높은 곳의 풍경 4 2016.10.10
  6. 16.08.28 한강, 저녁놀 4 2016.08.31
  7. 16.08.07 포탈라궁, 티벳 2 2016.08.31
  8. 감정의 바다 2 2016.07.02
  9. 프라하, 까를교의 저녁 2016.06.11
  10. 만달레이, 마하간다용 사원 2 2016.06.07

 

#1. 기온의 뒷길, 오전 

교토 중심부, 대낮부터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기온의 큰 길과는 달리 그 뒷길은 몇 백년 전의 교토의 모습과 다르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빛바랜 건물색으로 가득했다. 옛날식 일본 목조 주택, 햇빛을 가리기 위해 이층창문에 드리워진 검게 바랜 대나무발, 그리고 기모노를 입고 가게 앞을 청소를 하는 안주인의 모습. 

 

 

#2. 폰토초(先斗町)의 저녁

교토 시내를 관통하는 내천인 카모가와(鴨川)를 따라 기온과 교토 중심부인 시조 사이에 형성되어 있는 500미터 남짓한 거리를 폰토초라고 한다. 처음에는 민가가 세워졌으나 식당이 들어서기 시작했고, 그 후에 찻집이 번성하기 시작하면서 가무로 객을 접대하는 게이샤가 허가된 이후 현재까지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곳.

 

#3. 교토

모든 것은 그대로이나 시간만이 켜켜이 쌓여가는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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他官可求 (타관가구) 牧民之官 (목민지관) 不可求也 (불가구야) 
"다른 벼슬은 다 구해도, 백성을 다스리는 벼슬은 구해서는 안 된다." 

- 정약용, 목민심서 부임육조 배제편 中 -


민주주의 국가인 대한민국에서 대통령이란 가장 높은 위치에 있는 목민관과 다르지 않으며, 그 직위에서 나오는 힘이란 국민들의 권한을 위임받은 것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크고 작은 목민관들이 나라의 곳간을 축낼 뿐 아니라 사리사욕을 위해 나라를 크게 어지럽히고 있으니 이는 국가의 주인인 국민의 뜻을 크게 반하는 것이다.



요즘 매 주말마다 광화문에서 열리는 촛불집회에 참석을 하고 있는데 주변을 둘러보면 제각기 다른 사람들이 저마다의 신념을 가지고 집회에 참여를 하고 있다. 자신들의 다음 세대가 보다 잘 살기를 염원하는 젊은 부부가 있는가 하면, 시험을 마치고 참석한 중고등학생들이 있고, 지긋이 나이가 들어 등산복을 입은 어르신들의 모습이 보이기도 한다. 그들이 집회에 참여하는 목적은 제각기 일 것이나 그들이 참여를 하게 된 동기는 위에서 서술한 바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이 나라의 가장 중책을 맡고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의 대국민 담화를 듣고 있자면 궁여지책으로 현 상황을 올바르지 않은 방법으로 타개해 나가고자 하는 말 뿐이다. 이는 마치 파도가 높은 것을 거센 바람이라고 탓하고 있음에도, 본인이 그 거센 바람을 일으키는 원인임을 모르는 것과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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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갈때면 언제나 일출을 보러 길을 나서게 된다. 어느 장소이건 누구와 있건, 해가 선명하건 선명하지 않던 그런 것은 아무런 상관이 없이, 동이 터서 밝아오는 바다를 마주하고 있노라면 그곳에 있음에 항상 감사하게 된다. 


사진에 취미를 들이고 나서 찾은 제주도에서는 매번 일출을 보러 성산일출봉을 올라가  먼 바다에서 떠올라오는 해를 봤었는데, 이번엔 처음으로 파도를 마주하는 곳에서 해가 떠오르기를 바라보았다. 



제주도에서 어디가 가장 좋은지 나에게 묻는다면 나는 주저하지 않고 이곳, 사려니 숲길을 뽑지 않을까 싶다. 수분을 머금고 항상 푸르름을 간직하는, 항상 거기에 모든 것을 간직한 채로 있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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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벽 끝에서 바람을 타고 들려왔던 피리 소리가 있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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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베레스트에서 돌아오는 어느 길 위에서, 티벳> 


별다를 것 없는 일상을 하루하루를 쌓아간 후 그 언젠가 가장 높은 곳에 위치 했을 때 자신이 볼 수 있는 풍경이 본인이 바래왔던 풍경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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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말 어느 하루의 가장 아름다운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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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적으로 가난한 그들의 삶에서

믿음이란, 종교란 무엇일까?


라는 생각이 가장 많이 들었던 티벳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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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흔들림 속에서 고요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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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 좋았던 그 밤의 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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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양 그릇 한사발을 들고 사원의 식당 앞에 길게 늘어서 있는 승려들과, 

승려들의 그 일상적인 모습을 보기 위해 카메라를 들고 찾아온 이방인들과, 

승려들이 식사를 마치고 공양그릇에 담긴 음식을 구걸하는 동네 아이들로

만달레이의 마하간다용 사원의 아침 식사시간은 언제나 분주하다. 


누구에겐 일상으로, 다른이에겐 경이로움으로,

 또 다른이에겐 간절함으로 다가오는 매일의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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